필터Filter / Kernel
무엇을 찾을지가 적혀 있는 작은 값 판
- 필터는 사진 위를 훑고 다니는 작은 값 판이에요. 커널이라고도 불러요.
- 판의 칸마다 숫자가 적혀 있고, 그 숫자 배치가 무엇을 찾는지를 정해요.
- 판에 적힌 숫자는 사람이 쓰지 않아요. 학습하면서 저절로 정해지는 값이에요.
- 한 층에는 판이 한 장이 아니라 수십에서 수백 장씩 있어서, 여러 무늬를 동시에 찾아요.
- 판은 보통 아주 작아요. 가로세로 세 칸짜리가 가장 흔하고, 대신 여러 층에 걸쳐 겹쳐 써요.
목차
1비유로 이해하기
문구점에서 파는 모양 자를 떠올려 보세요. 얇은 판에 동그라미와 세모, 길쭉한 구멍이 죽 뚫려 있는 그 자요. 판에 뚫린 구멍이 곧 그 자가 다루는 모양이에요. 뚫려 있지 않은 모양은 그 자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판 자체가 "나는 이런 모양을 다룬다"는 선언인 셈이에요.
이 자를 그림 위에 얹어 본다고 해 볼게요. 세로로 길쭉한 구멍이 난 자를 얹으면 기둥이 선 자리에서 구멍 안이 꽉 차고, 가로로 길쭉한 구멍이 난 자를 얹으면 선반이 놓인 자리에서 구멍 안이 꽉 차요. 그림은 그대로인데 자를 바꿔 끼우면 눈에 띄는 자리가 통째로 달라져요. 자를 한 벌 갖춰 두고 하나씩 다 얹어 보면 그림 한 장에서 여러 가지 결이 한꺼번에 드러나요.
2자세히 알아보기
구멍 자리에 실제로는 숫자가 있어요
자에 뚫린 구멍과 막힌 자리는 실제로는 숫자예요. 밝아야 하는 자리에는 큰 양수, 반대로 어두워야 하는 자리에는 음수, 있든 없든 상관없는 자리에는 0에 가까운 값이 적혀요.
그림 위에 판을 얹으면 겹친 자리끼리 곱해서 더해요. 판의 양수 자리에 밝은 점이 오고 음수 자리에 어두운 점이 오면 합이 크게 나와요. 반대로 놓이면 큰 음수가 나오고, 판과 아무 상관 없는 무늬 위에서는 0 근처가 나와요. 그러니 판에 적힌 숫자 배치가 곧 "무엇을 찾는가"예요.
같은 판을 사진 구석구석에 똑같이 쓴다는 점이 중요해요. 왼쪽 위에서 세로선을 찾은 판과 오른쪽 아래에서 세로선을 찾는 판이 같은 판이라, 판 한 장에 적힌 숫자 아홉 개만 기억해 두면 사진이 아무리 커도 감당할 수 있어요.
무엇을 찾을지 사람이 정하지 않아요
판에 적힌 숫자는 처음에는 아무 뜻 없는 값이에요. 사진마다 답이 붙은 자료를 잔뜩 보면서, 답이 틀린 만큼 숫자를 조금씩 고쳐 나가요. 이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하면 판이 스스로 쓸모 있는 모양으로 자리를 잡아요.
재미있는 것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도 첫 번째 층의 판들이 대부분 선과 얼룩과 색 경계를 찾는 모양으로 정착한다는 점이에요. 사진이라는 자료에서 가장 쓸모 있는 잔무늬가 원래 그런 것들이기 때문이에요. 층이 깊어질수록 판이 찾는 것은 사람 말로 옮기기 어려워져요. "동그란 것 위에 세로줄이 두 개 있는 무늬" 같은 식이라 이름을 붙이기 애매해요.
그래서 학습이 끝난 판을 사람이 읽어 보고 뜻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아요. 앞쪽 층은 눈으로 봐도 알 만하지만, 뒤쪽 층의 판은 그림으로 그려 놓아도 무슨 모양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판은 한 장이 아니에요
한 층에 판이 한 장만 있으면 찾을 수 있는 것도 한 가지뿐이에요. 그래서 실제로는 한 층에 판을 수십에서 수백 장씩 두고 전부 따로 훑어요. 판이 예순네 장이면 결과 그림도 예순네 장이 나와요.
다음 층은 이 여러 장을 통째로 받아요. 그러니 다음 층의 판은 평평한 종이가 아니라 앞 층의 장 수만큼 두꺼운 덩어리예요. 가로세로는 여전히 세 칸이지만 두께가 예순네 겹인 식이에요. 색이 있는 원본 사진을 다루는 첫 층도 마찬가지로 빨강·초록·파랑 세 겹 두께를 가져요.
작은 판을 여러 번 겹쳐 써요
판을 크게 만들면 한 번에 넓은 범위를 볼 수 있어요. 그런데 판이 커지면 적어 둘 숫자가 빠르게 불어나요. 세 칸짜리는 아홉 개면 되지만 일곱 칸짜리는 마흔아홉 개가 필요해요.
그래서 작은 판으로 여러 번 훑는 쪽을 더 많이 골라요. 세 칸짜리 판으로 두 번 훑으면 결국 다섯 칸 범위를 보게 되는데, 숫자는 열여덟 개면 충분해요. 층을 깊게 쌓는 요즘 구조가 작은 판을 고집하는 이유예요.
3조금 더 정확하게
필터는 합성곱 층이 가진 학습 가능한 가중치 묶음이에요. 판 한 장은 가로·세로·두께를 가진 값 덩어리이고, 여기에 기준값 하나가 따라붙어요. 한 층의 필터 수가 그 층이 내놓는 결과 장수를 정하고, 필터 수와 판 크기가 그 층의 파라미터 개수를 정해요.
모양 자 비유가 어긋나는 지점도 있어요. 자에 난 구멍은 눈으로 모양이 그대로 보이지만, 필터에 적힌 숫자는 사람이 보기에 뜻이 잘 잡히지 않아요. 특히 뒤쪽 층의 판은 앞 층이 만들어 낸 결과 위에서 동작하기 때문에, 원본 사진의 어떤 모양에 반응하는지 곧바로 읽히지 않아요.
또 자는 한 번 찍어 내면 구멍이 그대로지만, 필터는 학습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조금씩 바뀌어요. 학습이 끝나야 값이 굳어요. 미리 학습해 둔 판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뒤쪽만 새로 배우게 하는 방식도 널리 쓰여요.
4직접 해보기
5흔한 오해
필터가 사진 보정 앱의 필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사진을 꾸미는 효과가 아니라 무늬를 찾아 점수를 매기는 값 판이에요.
사람이 필터에 찾을 모양을 적어 넣는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학습 과정에서 값이 저절로 정해지고 사람은 판의 크기와 장수만 정해요.
필터가 클수록 잘 찾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작은 판을 여러 층 겹쳐 쓰는 편이 값도 적게 들고 결과도 좋을 때가 많아요.
7한 줄 요약
그러니까필터는 칸마다 숫자가 적힌 작은 값 판으로, 그 숫자 배치가 무엇을 찾을지를 정하고 값 자체는 학습으로 정해져요.
잘못된 내용이나 더 좋은 비유가 있나요? 수정 제안 보내기 · 마지막 수정2026-09-02